여름을 머금은 곳, 지긋이 손 담가볼까

Posted by seunggwon
2008. 7. 23. 23:58 여행노트/소이작도
◇6월에 가볼만한 곳

여름으로 가는 길목 6월. 꽃놀이와 수학여행도 한풀 꺾인 6월은 여행지마다 북적댔던 상춘객들이 빠지고 산천이 다시 고요해지는 계절이다. 녹음도 짙을대로 짙어져 산에서는 풋풋한 숲향기가 흐르고 바다도 여름빛깔로 변해간다. 한국관광공사가 초여름에 가볼 만한 여행지를 선정했다.

▲인천 이작도

인천 옹진반도에 떠있는 이작도는 몇해 전부터 알려진 섬이다. 인천에서 1시간40분 거리. 이작도는 대이작도와 소이작도로 나뉘어 있다. 대이작도는 1967년 개봉된 영화 ‘섬마을 선생님’의 무대다. 고래 모양을 한 대이작도의 동쪽 끝자락 계남마을 해변에는 한국영상자료원이 세운 ‘섬마을 촬영 장소’ 기념 표지석이 있다.

대이작도는 선착장에서 가장 먼 마을끝까지 도보로 1시간 거리(4㎞). 차가 없어도 갈 수 있는 곳이다. 마을에서 먼저 들러봐야 할 곳은 섬 한가운데 있는 부아산 정상. 목조계단과 구름다리를 지나 전망대에 오르면 자월도와 승봉도 등 옹진반도의 크고 작은 섬들이 보인다. 대이작도에는 작은 풀안, 큰풀안 해수욕장 등이 있다.

소이작도는 뱃길로 5분거리. 섬 내에는 약진너머해수욕장, 벌안해수욕장 등 두 개의 해변이 있으며 섬 동단의 손가락바위가 특이하다. 이작도의 명물은 풀등. 고래등이라고도 한다. 뱃길로 10분거리에 있는 고래등은 썰물 때만 바다에 나타나는 모래섬이다. 거대한 모래벌판에서 축구 등 운동경기나 산책을 할 수 있다. 광활한 모래밭은 30만평 정도. 썰물 때만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래섬에서의 피크닉은 감동 그 자체이다. 인천 연안여객선 터미널(032-887-2891~5)에서 여객선이 다닌다. 옹진군청 관광자원개발사업소(032)880-2591

▲전남 곡성 섬진강과 곡성역

전북 진안에서 발원한 섬진강 500리 물줄기가 하동포구로 빠지는 길목. 곡성은 구례와 닿아있는 강마을이지만 그리 많이 알려져있지 않은 곳이다. 곡성과 구례를 잇는 국도 17호선은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아름다운 도로로 꼽았던 곳이다.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하는 지점인 압록유원지는 3만여평의 드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남도권에서는 섬진강 최고의 물놀이터였다. 한때는 이름난 은어낚시터이기도 했다.

요즘에는 섬진강변 옛 철도역인 곡성역이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곡성역은 99년 전라선 철도 개량공사로 폐선이 돼버린 구간. 옛 역사의 정겨운 모습이 남아있는 곡성역은 한국영화사상 최대의 블록버스터였던 ‘태극기 휘날리며’를 찍으며 유명해졌다. 지금은 철도공원으로 조성됐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미니열차. 주말과 공휴일에 하루 4차례씩 미니열차를 운행한다. 최대 21명의 승객을 태우고 곡성역을 출발, 가정마을 간이역까지 9㎞구간을 달릴 수 있다. 열차를 타고 선선한 6월의 강바람을 들이켜며 섬진강을 감상할 수 있다. 가정마을에서는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진강변을 따라 하이킹을 해볼 수도 있다. 시간 제한 없이 1인용 3,000원, 2인용 4,000원이면 빌릴 수 있다. 도로 주변에 원두막을 세워 놓아 쉴 수 있는 공간도 많다. 가정마을 간이역 부근 청소년야영장에서는 섬진강 래프팅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변에 태안사 등 명소도 많다. 섬진강 자연학습원(061-363-2999)에서는 곤충교실, 도예교실, 야생화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곡성군청(061)360-8324

▲파주 임진강 황포돛배

호국의달 6월엔 조국의 의미가 새롭다. 아직도 분단의 장벽이 생생한 파주는 호국여행지로 좋다. 임진각까지는 서울시청에서 북서쪽으로는 불과 54㎞, 군사분계선에서는 남쪽으로 7㎞ 떨어져있다. 임진각 앞을 휘감고 흐르는 임진강은 지금까지는 철책으로 싸여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황포돛배가 운항, 강줄기에서 역사와 분단의 생채기들을 볼 수 있게 됐다. 돛배는 적성면의 두지리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임진각에서 셔틀버스가 다닌다. 고랑포 여울목까지 운항했다가 되돌아오는 코스의 길이는 약 6㎞, 40분 정도 소요된다. 황포돛배는 황포 돛을 단 전통목선으로 한국전쟁 이전에는 생필품과 승객을 나르던 주요한 운송수단이었다. 배를 타고 적벽 등 그동안 제대로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명소들을 둘러본다. 현무암으로 조성된 적벽은 60만년 전에 형성되었다고 하며, 빨래돌바위나 거북바위 등 명물들이 많다. 적벽 속의 작은 동굴 등도 볼 수 있다. 고랑포여울목에서 3~4㎞만 더 가면 북한땅이라고 한다. 율곡 이이의 자운서원도 가깝다. 서원 내에는 율곡과 신사임당의 묘도 있다. 잔디밭이 좋아 유치원에서 소풍도 많이 온다. 임진각에서 셔틀버스 이용료를 포함, 돛배는 1만원. 어린이 5,000원. 파주시청(031)940-4363/ 황포돛배 매표소(031)958-2557